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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지역 특성화고 학생들과 40시간동안 AI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는 장면. LVN 3층 스튜디오.

지난 글에서 살짝 언급했듯, 7월 초에는 지역 특성화고 학생들과 40시간 동안 AI 미디어 교육을 진행했다.

흔히 요즘 아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라 부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태어날 때부터 접하며 자라난 만큼, AI 같은 최신 기술도 스폰지처럼 자연스럽게 흡수할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은 생각과 조금 달랐다.

아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에는 익숙했지만, 그것이 곧 디지털 역량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키오스크를 능숙하게 사용한다고 해서 컴퓨터를 자유롭게 다루는 것이 아니듯, AI 서비스를 일찍이 사용해 봤다고 해서 그 기술을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일’, 그리고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는 일’ 앞에서 눈에 띄게 머뭇거렸다.

AI는 결국 인간이 던지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질문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작은 창작 욕구가 우선 있어야 하고, 그 뒤에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과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진 개인의 자산, 다시 말해 자신만의 도메인 지식이 조금씩 쌓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현실의 아이들은 매일 거대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거나 오래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은 3분도 허락받지 못하고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나 역시 아이들의 부족함부터 눈에 들어왔다. “왜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을까?” “왜 질문하나 던지는 걸 이렇게 어려워할까?”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이 이어질수록 다른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것이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처음에는 아이들의 부족함부터 보려고 했던 것 같다. 왜 질문하지 못할까, 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어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AI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실패해보고, 천천히 고민해보고, 자신만의 관심사를 깊게 파고들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만들어주고 있었을까.

입시와 성적, 빠른 결과와 효율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질문할 시간과 상상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른으로서, 때로는 아이들에게 너무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한 번의 특강과 몇 번의 체험만으로 미래 인재가 만들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한 번의 경험과 작은 울림은, 누군가가 미래로 향하는 첫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AI 도구가 아니라, 질문할 수 있는 시간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볼 수 있는 환경일지도 모른다.

작은 도시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한 명의 아이가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작은 호기심을 품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시작된다.

그리고 그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결국 아이들만의 몫이 아니라, 어떤 환경을 만들고 어떤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어른들의 책임이기도 하다. 우리는 혹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을 아이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By JOO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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